자녀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어머니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책을 곧잘 읽고 책 읽는 걸 좋아했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부터 점점 책과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책과 멀어진 게 아이 탓일까요?
예전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많은 분들이 그림책을 유아 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림책 보는 걸 탐탁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림책을 한글 떼기나 한글 연습용 도구로 생각해 어느 정도 글을 읽는다 싶으면 그림책 대신 이야기책을 쥐어줍니다. 그림책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해야 하는 시기에 부모의 강요로 그 즐거운 시간을 빼앗기고 마는 것입니다. 책과의 즐거운 만남을 방해 받은 아이는 책에서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린 시절의 긍정적인 독서 경험은 한평생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그림책은 독서의 첫걸음이자 아이들과 어른(부모, 교사)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매개체입니다.
그림책은 결코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읽는 수준이 낮은 책이 아닙니다. 0세에서 100세까지 보는 책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의 매력을 맛본 사람들은 그림책이 얼마나 큰 세계를 담고 있는지, 또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잘 알지요. 그 때문에 그림책에 점점 더 빠져들지요.
그림책은 짧은 내용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적인 그림은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잊고 있던 그 무언가를 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여줍니다. 그러기에 어른들의 말이라면 일단 귀를 닫고 점점 자기중심적이 되어가고 감성이 메말라가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특별한 계기나 누군가의 안내가 없으면 스스로 책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변의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책을 읽는 걸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한국그림책연구소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고, 그림책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어 책놀이활동을 통해 행복한 책읽기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