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그림책》6월에 소개된 남혜란 책임연구원의 그림책놀이 활용 방법입니다.
(더 많은 방법을 알고 싶으신 분은
《신개념독서교육 그림책놀이》(남혜란 저. 렛츠북) 을 참고하세요.
그림책과 만난 오감놀이3
『나는 자라요』(김희경 글 / 염혜원 그림 / 창비)는 엄마 품에 폭 안길 만큼 작았던 아이가 엄마를 꼭 안아줄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며 겪는 모든 일이 성장 과정이기에 이 책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책놀이 또한 전 연령에 적용할 수 있다.
앞표지를 살펴보면 아이가 잔디밭에서 양팔을 벌리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다. 바람을 느끼는 듯한데, 뒤표지까지 함께 펴놓고 보면 온 세상을 느끼는 모습이다. 앞 면지와 뒤 면지는 하늘색으로 꽉 차 있다. 아이가 느끼는 세계가 땅에서 하늘까지 넓어진 듯하다. 앞 면지에는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라는 헌사가 있다. 이 헌사를 읽을 때면 이 세상 모든 어린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어른이 있음에 마음이 든든하다.
엄마 품에 폭 안길 만큼 아주 작은 아이는 ‘혼자서 양말을 신고 단추를 채울 때, 밥을 오물오물 씹을 때, 자기 이름을 쓸 때, 동생을 안아줄 때’ 자란다. 또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심장이 쿵쾅거리는 순간’이나 ‘처음 무지개를 보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순간’에도 자란다. 꼭 좋은 순간에만 자라는 건 아니다. ‘같이 놀던 친구가 가버릴 때’나 ‘엄마한테 혼나서 울 때’도 자란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조금씩 자란 아이는 어느덧 ‘엄마를 품에 꼭 껴안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
글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자라는 동안 화분 속 제라늄 새싹도 조금씩 자라나 빨간 꽃을 피운다. 책 속 엄마와 아빠는 아이와 함께 꽃을 피운 제라늄을 마당에 옮겨 심는다. 그 덕분에 제라늄은 더 넓은 곳에서 쑥쑥 커간다. 이 부분은 때가 되면 아이를 품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아무리 세상이 험해도 부모 품에서만 자란다면 안전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들 표정을 살펴보면 모두 꽤나 진지하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책이 아님에도 빠져든다. 아마도 자신이 경험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일 것이다. 게다가 그 시간들이 모두 자라는 과정이었다니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할 테다.
책을 읽어준 뒤 ‘내가 자랐다고 느꼈을 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섯, 일곱 살의 유아일 경우 “진짜 일곱(여섯)살 형(오빠, 언니, 누나)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가 언제니?”라고 이야기를 해주면 쉽게 받아들인다.
작년 10월 평택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들과 이 책으로 책놀이 수업을 했다. 그때 아이들이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109 다음은 200인 줄 알았는데 110인 걸 알았을 때 자랐다고 느꼈어요.” “나는 물고기한테 밥 줄 때 자라요. 물고기가 내가 준 밥을 먹고 클 거잖아요. 물고기가 크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서 나도 커진 것 같아요.”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었을 때요.” “엄마 아팠을 때 내가 설거지했는데 그때 내가 컸다고 느꼈어요.”
아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발표를 마칠 때마다 힘껏 박수를 쳐주었다. 친구들에게 박수를 받고 자리에 앉는 아이들 표정이 얼마나 당당하고 환하던지 그 모습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병설 유치원에서 책놀이 수업을 할 때는 자신이 자랐다고 느꼈던 때를 먼저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했다. 그리고 글을 쓸 줄 아는 아이들은 언제 그렇게 느꼈는지 스스로 쓰도록 했다. 아직 글을 모르는 친구들은 말해준 걸 받아 적어주는데 한 아이가 수줍게 웃으며 “유치원 화장실 거울에 내 모습이 보였을 때”라고 했다. 그림을 보니 거울에 이마가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또래보다 덩치가 표나게 작은 아이였는데 화장실 거울에 자기 모습이 비치는 게 몹시 기뻤나 보다. 초등학교 빈 교실을 병설 유치원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화장실 세면대도 초등학생 키에 맞춰져 있어 발판에 올라서지 않으면 거울 보기가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런데 드디어 발판에 올라서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이 보이니 얼마나 좋았을까?
책놀이로 내가 자랐을 때를 떠올리고 표현하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다. 신체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마음도 자랐다는 걸 알게 되니 더욱 의미 있다.
부모님은 아이 생일에, 선생님은 종업식 때 아이가 자랐다고 느끼는 순간을 담아서 선물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그간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는지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주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함을 느낀다.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에 대한 믿음이 생겨 걱정을 덜 수 있다.
① 하트 모양 펀칭기로 꽃잎 색에 적당한 A4 색지를 펀칭한다.
② 하트 모양으로 펀칭한 종이를 여섯 장씩 나눠준다.
③ 하트 모양 색지를 쭉 펼쳐놓고, 장마다 내가 자랐다고 느꼈던 순간을 표현한다.
④ 내용이 보이지 않게 반으로 접는다.

⑤ A4 색지에 반으로 접은 종이를 두 장씩 마주 보게 붙여서 하트 모양을 만들어 꽃을 완성한다. 두 장씩 붙여서 세 송이 꽃이나 다른 모양의 꽃을 만들 수 있다.
⑥ 색연필로 줄기와 잎을 그려 완성한다.
⑦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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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란_한국그림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 저자 / 2019-06-01 10:31
http://image.yes24.com/momo/TopCate2145/MidCate001/214405880.jpg
(더 많은 방법을 알고 싶으신 분은
《신개념독서교육 그림책놀이》(남혜란 저. 렛츠북) 을 참고하세요.
그림책과 만난 오감놀이3
『나는 자라요』(김희경 글 / 염혜원 그림 / 창비)는 엄마 품에 폭 안길 만큼 작았던 아이가 엄마를 꼭 안아줄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며 겪는 모든 일이 성장 과정이기에 이 책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공감하며 읽을 수 있고 책놀이 또한 전 연령에 적용할 수 있다.
앞표지를 살펴보면 아이가 잔디밭에서 양팔을 벌리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다. 바람을 느끼는 듯한데, 뒤표지까지 함께 펴놓고 보면 온 세상을 느끼는 모습이다. 앞 면지와 뒤 면지는 하늘색으로 꽉 차 있다. 아이가 느끼는 세계가 땅에서 하늘까지 넓어진 듯하다. 앞 면지에는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라는 헌사가 있다. 이 헌사를 읽을 때면 이 세상 모든 어린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어른이 있음에 마음이 든든하다.
엄마 품에 폭 안길 만큼 아주 작은 아이는 ‘혼자서 양말을 신고 단추를 채울 때, 밥을 오물오물 씹을 때, 자기 이름을 쓸 때, 동생을 안아줄 때’ 자란다. 또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심장이 쿵쾅거리는 순간’이나 ‘처음 무지개를 보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순간’에도 자란다. 꼭 좋은 순간에만 자라는 건 아니다. ‘같이 놀던 친구가 가버릴 때’나 ‘엄마한테 혼나서 울 때’도 자란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조금씩 자란 아이는 어느덧 ‘엄마를 품에 꼭 껴안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
글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자라는 동안 화분 속 제라늄 새싹도 조금씩 자라나 빨간 꽃을 피운다. 책 속 엄마와 아빠는 아이와 함께 꽃을 피운 제라늄을 마당에 옮겨 심는다. 그 덕분에 제라늄은 더 넓은 곳에서 쑥쑥 커간다. 이 부분은 때가 되면 아이를 품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아무리 세상이 험해도 부모 품에서만 자란다면 안전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들 표정을 살펴보면 모두 꽤나 진지하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책이 아님에도 빠져든다. 아마도 자신이 경험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일 것이다. 게다가 그 시간들이 모두 자라는 과정이었다니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할 테다.
책을 읽어준 뒤 ‘내가 자랐다고 느꼈을 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여섯, 일곱 살의 유아일 경우 “진짜 일곱(여섯)살 형(오빠, 언니, 누나)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가 언제니?”라고 이야기를 해주면 쉽게 받아들인다.
작년 10월 평택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들과 이 책으로 책놀이 수업을 했다. 그때 아이들이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109 다음은 200인 줄 알았는데 110인 걸 알았을 때 자랐다고 느꼈어요.” “나는 물고기한테 밥 줄 때 자라요. 물고기가 내가 준 밥을 먹고 클 거잖아요. 물고기가 크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서 나도 커진 것 같아요.” “치킨 한 마리를 혼자 다 먹었을 때요.” “엄마 아팠을 때 내가 설거지했는데 그때 내가 컸다고 느꼈어요.”
아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발표를 마칠 때마다 힘껏 박수를 쳐주었다. 친구들에게 박수를 받고 자리에 앉는 아이들 표정이 얼마나 당당하고 환하던지 그 모습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병설 유치원에서 책놀이 수업을 할 때는 자신이 자랐다고 느꼈던 때를 먼저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했다. 그리고 글을 쓸 줄 아는 아이들은 언제 그렇게 느꼈는지 스스로 쓰도록 했다. 아직 글을 모르는 친구들은 말해준 걸 받아 적어주는데 한 아이가 수줍게 웃으며 “유치원 화장실 거울에 내 모습이 보였을 때”라고 했다. 그림을 보니 거울에 이마가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또래보다 덩치가 표나게 작은 아이였는데 화장실 거울에 자기 모습이 비치는 게 몹시 기뻤나 보다. 초등학교 빈 교실을 병설 유치원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화장실 세면대도 초등학생 키에 맞춰져 있어 발판에 올라서지 않으면 거울 보기가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런데 드디어 발판에 올라서지 않아도 자신의 모습이 보이니 얼마나 좋았을까?
책놀이로 내가 자랐을 때를 떠올리고 표현하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다. 신체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마음도 자랐다는 걸 알게 되니 더욱 의미 있다.
부모님은 아이 생일에, 선생님은 종업식 때 아이가 자랐다고 느끼는 순간을 담아서 선물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아이들은 그간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는지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주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함을 느낀다.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에 대한 믿음이 생겨 걱정을 덜 수 있다.
: 하트 모양 펀칭기(76밀리미터), A4 색지(120그램 이상), 꽃잎 색에 적당한 A4 색지(80그램), 색연필
• 활동 방법
• 활동 방법
① 하트 모양 펀칭기로 꽃잎 색에 적당한 A4 색지를 펀칭한다.
② 하트 모양으로 펀칭한 종이를 여섯 장씩 나눠준다.
③ 하트 모양 색지를 쭉 펼쳐놓고, 장마다 내가 자랐다고 느꼈던 순간을 표현한다.
④ 내용이 보이지 않게 반으로 접는다.

⑤ A4 색지에 반으로 접은 종이를 두 장씩 마주 보게 붙여서 하트 모양을 만들어 꽃을 완성한다. 두 장씩 붙여서 세 송이 꽃이나 다른 모양의 꽃을 만들 수 있다.
⑥ 색연필로 줄기와 잎을 그려 완성한다.
⑦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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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란_한국그림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 저자 / 2019-06-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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