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요?》린제이 캠프 글 토니 로스 그림 / 바리 옮김 베틀 북
읽어주기 좋은 그림책으로 이번에 소개할 책은 《왜 요?》입니다.
왜요》는 어린이 집이나 학교 또는 공원과
같은 곳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더 없이 좋은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어느 시기가 되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게 된다.
아이들이 처음 질문을 하면 부모들은 기특해 하며 자세히 설명해주지만 차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심지어는 아이의 질문에 야단을 치기도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점차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숨기고 질문을 닫기 시작한다.
이제는 까마득한 일이지만 첫애가 엄마 아빠라는 말을 처음했을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엄마 아빠라는 말 다음에 배운 단어가 꽃이었다. 아이는 꽃이라는 말을 배운 뒤 길을 걸으면서도 차 안에서도 꽃이 보이기만 하면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꽃, 꽃 !"하고 외쳐대곤했다.
그리고 제법 말을 한다 싶을 때부터 "이거 뭐야?" "이거 뭐야?" 를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러더니 언젠가부터는 "왜요?"" 왜요?"로 나를 수없이 곤경에 빠뜨리곤 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 릴리도 온종일 '왜요?'를 입에 달고 다닌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는 말도 그거였다.
"우리 공주님, 옷 입어야지."
"왜요! "
"달걀이 익으려면 조금 기다려야겠는걸."
"왜요?"
이 "왜요?"라는 반복된 말이 책 읽어주기 좋은 책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
아이들에게 처음 책읽기를 하는 분들도 이 책만 들고 가면 전혀 긴장할 필요가 없다.
판소리에서 관객이 추임새를 넣듯 시도때도 없이 어린 관객들이 "왜요?" "왜요?"라는 추임새를 넣어 용기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잠이 들 때까지 그치지 않고 왜요? 왜요? 왜요?를 외쳐대면 어떤 아빠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아빠가 릴리를 자랑스러워 하게 된 어마어마 한 일이 공원에서 일어난다. 공원에 거대한 우주선이 나타나고, 외계인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외계인을 보고 벌벌 떠는데 릴리는 외계인들이 하는 말에 "왜요?" "왜요?"하고 늘어진다. 지구를 파괴하러 온 외계인들은 꼬맹이를 상대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다가 결국 지구를 없애지 않기로 결정한다. 이게 다 당돌한 꼬마 릴리의 "왜요?" 덕이다.
그날 밤, 아빠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이제부터는 릴리가 아무리 자주 "왜요?" 라고 물어도 짜증 내지 않기로.
뒷면지에는 외계어 읽는 법을 표기해 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외계어를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 앞에서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아직 자신이 없다면 이미 소개한 " 왜요?" 아저씨가 "왜요?" 로 아이들을 어떻게 사로잡는지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다. 왜요? 아저씨를 만나려면 대전의 계룡문고로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