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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거북》유설화 글 그림

《슈퍼 거북》유설화  글 그림
   출판사 : 책 읽는 곰

이 글은 최근 "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 밴드에 가입하신 멤버 중 한 분께서 《 슈퍼 거북》을 소개해주면 안 되겠냐는 요청에 의해 예정에 없이 쓰게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팬들이 많아 한 권 더 소개할까 했지만, 우리 그림책에 대한 요구가 있을 때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기꺼이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다음 기회에 또 소개하겠습니다.

나는 '하면 된다.'는 말을 싫어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법이다.
사실 이 말은 어떤 일을 해내야겠다는 사람 스스로의 의지에서 나온 말이기보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독려하기 위해서 자주 쓰는 말이다.
내가 학생 때는 부모나 선생님이 공부해서 남주냐? 는 말끝에 자주 붙여 쓰는 말이었다. 하여 그 말을 믿고 스스로의 신념인양 책상 앞에 흰 종이 위에 붓글씨로 '하면 된다' 는 글자를 써 붙여놓고 머리에는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이 말이 한 발 더 나아가면 ' 안되면 되게 하라 ' 는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언사로 변하게 된다.
물론 이렇게 해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말 속에 숨어있는 맹목성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상처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 거북》은 이런 개인의 능력차를 넘어서고 싶어하는 거북의 이야기다.
앞표지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이를 앙당물고 머리에 하얀 띠를 동여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얀 천에는 붉은 글씨로 '빠르게 살자' 란 글자가 씌어있다.
앞표지를 넘기면 앞면지가 나오는데, 모두들 익히 알고 있는 ' 토끼와 거북'의 경주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거북이 토끼가 잠을 자는 사이 열심히 기어가 이기게 된다. 일종의  패러디 그림책이다.
토끼를 이긴 꾸물이 거북은 영웅이 된다. 다들 꾸물이를 보려고 구름 떼처럼 몰려든다. 걸핏하면 놀려대던 이웃들도 달라진다. 토끼도 한물 갔다며, "슈퍼 거북, 만세" 를 부른다.
그런데 여기 주목할만한 캐릭터가 하나 있다. 너구리다. 다른 동물들이 다들 슈퍼 거북을 환호하지만 너구리만은 여전히 토끼의 팬이다.
머리에는 '토끼 만세'라는 흰천을 두르고 한손에는 '느림보 거북' 이라는 팻말을 들고있다. 이런 너구리를 향해 경찰 복장을 한 다람쥐 (?) 가 호루라기를 불며 다가오고 있다.  
너구리는 눈치를 보면서도 팻말을 내리지 않는다. 다수에 의해 소수의 의견이 짓밟히는 현장이다.
온 도시에 슈퍼 거북 바람이 분다. '거북당 빵'집이 생기고 '거북 안경'' 거북 극장' '거북이 분식'까지 온 도시의 상호가 거북이라는 낱말로 도배된다.
너도 나도 꾸물이 거북을 흉내 내느라 바쁘다. 이 속에서도 너구리만은 꿋꿋이 자신의 소신을 지킨다.
하루는 꾸물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너무 느리게 걷는 것을 보고 수군댄다. 특히 세발자전거 뒷자리에 탄 새끼 얼룩말이 이 모습을 보고 웃어댄다.
어느 날, 자신이 토끼를 이기고 영광스런 트로피를 든 모습이 그려진 벽보에 '바보' '느림보' 라는 낙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로 결심한다.
거북은 ' 빠르게 살자 ' 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빨라지는 방법이 나온 책을 모조리 찾아 읽는다.  점점 빨라져서 마침내 자동차보다 기차보다 비행기보다 더 빨라진다.
그런데 사실 꾸물이는 너무 지쳐서 하루만이라도 푹 쉬고 싶다. 느긋하게 자고 느긋하게 먹고 별도 쬐고 책도 보고 꽃도 가꾸고 싶다. 무엇보다 예전처럼 천천히 걷고 싶다. 꾸물이의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천 년을 늙어 버린 것 같다 .
그러던 어느 날 토끼가 다시 시합을 청해 온다. 숲속 동물들은 거북을 지지하지만  작은 변화가 생긴다. 너구리와 더불어 한 명의 지지자가 더 생기는데 어린 얼룩말이다. 비록 어린 얼룩말이지만 진실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토끼의 우를 거북이가 재현하게 되고, 숲 속 동물들은 돌아온 영웅 토끼를 환호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합에서 진 거북은 동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쓸쓸한 퇴장으로 막을 내린다.
여기서 끝이 났다면 이 그림책은 거론할 가치가 없는 심심한 책일 뿐이다. 그런데 이 작가는 영리하게도 뒷면지를 잘 활용하여 자신의 철학을 독자에게 제시한다.
자신의 절대적 지지자였던 달팽이들을 초대해 식사를 같이하고 화초를 돌보며 개구리들과 물놀이를 하고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는 샤워를 하고 해먹 위에 누워 삶을 즐기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줌으로써 앞을 향해 정신없이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아니 당신과 나에게 이렇게 사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권한다.
요즘 새로 나온 우리 그림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부신 발전이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굵직굵직한 상도 많이 타고 있다. 그런데도 출판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그림책 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림책을 사랑하고 아낀다면 책을 가까이 두고 자주 볼 일이다.
오늘은 주말이다. 가족과 함께 가까운 서점에 나가 좋아하는 책을 한아름 사가지고 와서 꾸물이 거북이 처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행복을 맛보는 것도 좋겠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토끼와 거북이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그림
라 퐁테느 글 우순교 옮김 보림
- 토끼와 거북
  벤 레드리히 그림 프레스턴 러트 글
   이도영 옮김 미래 아이

더 많지만 제가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아 2권만 소개합니다.
여러분께서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의 표지와 작가 그리고 출판사를 적어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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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6-04-11

조회수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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